1.

감사합니다.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지 여러 번 생각하다가, 가장 좋은 단어는 역시 감사하다는 말로 시작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000명 이전부터 계속 구독을 해주신 분도 계실 거고요. 10,000명 시절, 50,000명 시절, 그리고 100,000명 시절부터 구독을 해주신 분도 계실 겁니다. 오늘 300,000명째 구독을 해주신 분도 계시겠지요. 제가 한 분, 한 분 어떤 분들이신지, 어디에 살고 계신지, 어떤 삶을 살고 계신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하지만요. 이렇게 인연이 되어 서로 연결되었음에 감사합니다. 신기한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30만 명이라니요. 상상해 보지도 못한 숫자인데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2.

여전히 같은 일을 합니다.

저희는 매일 같은 루틴으로 글을 올리고요. 콘텐츠를 만들고요. 영상 번역과 편집 작업을 합니다. 1,000명 일 때도 그랬고요. 1만 명 일 때 도요. 5만 명 일 때 도요. 10만 명일 때도 그렇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담당자가, 이번 주에 가장 인상 깊었던 영상들을 고릅니다. 그리고 각자가 번역과 편집을 하고, 검수를 하고, 썸네일을 작업합니다. 매일 조금씩, 좋은 영상을 꾸준하게 올리고 있었을 뿐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그렇습니다. 아마 내일도 그렇지 않을까요? 저희가 늘 마음에 품고 있는 '천천히, 오래'라는 말처럼 말입니다.

3.

왜 계속 이 일을 하는가.

최근 들어 주변에서 참 많은 질문을 받습니다. "왜 그렇게 어렵고 긴 영상을 매일 올리느냐", "이제 구독자도 꽤 모였으니 좀 더 대중적이고 쉬운 콘텐츠, 이른바 '조회수 터지는' 쇼츠나 가벼운 주제를 다뤄보는 건 어떠냐"고요. 유튜브 세상에는 이른바 '성공 공식'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길고 무거운 영상은 사람들이 보지 않으니, 짧고 자극적으로 가야 한다는 조언들을 많이 해주십니다.

저희 팀이 콘텐츠를 계속 만드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한국이라는 사회에, 계속해서 의미 있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는 우리 삶과 비즈니스, 그리고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물들의 생각과 통찰이 쏟아져 나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언어의 장벽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그 생생하고 귀중한 정보들은 종종 멈춰 서고 맙니다.

저희는 이 장벽을 허물고 싶었습니다. 비록 내용이 어렵고, 당장은 조회 수가 나오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계속해서 이 정보들을 한국어로 옮기고 대중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소화하기 어려운 이야기일지라도, 계속해서 노출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다 보면 결국 그것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이런 깊이 있는 글로벌 시사나 통찰이 소수의 전문가들만 향유하는 '어려운 지식'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일상에서 친구들과 커피 한 잔 마시며 나누는 '너무 당연한 가십거리'가 되어야 합니다. 샘 알트만의 철학이나 폴 그레이엄의 에세이가, 어제 본 드라마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오가는 사회. 그래야만 대중의 전반적인 시야가 넓어지고, 스스로 세계의 흐름을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이 생깁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파도 사이에서 한국이 앞으로 더 강해지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대중의 지적 수준과 정보 소화력이 높아져야만 합니다. 그것이 저희 팀이 매일같이 머리를 맞대고, 썸네일을 고민하고, 문맥에 맞는 자연스러운 번역을 위해 밤을 새우며 최선을 다하는 유일한 이유입니다.

4.

댓글들에 모두 다 답을 달지는 못하지만요.

감동적인 댓글들을 참 많이 봅니다. 누군가는 사업을 꿈꾸는 예비 사장님일 수도 있겠고요. 이미 사업을 하고 계신 사장님, 투자자,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예술가, 프리랜서 등 수많은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 아주 조금이라도 좋은 영감을 드린다는 실감이 정말로 좋습니다. 그 감각 때문에 계속 이 과정을 걷지 않나 싶습니다. 저희들의 노력이 누군가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느끼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5.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아무것도 없음을 여러 번 깨닫습니다. 이 모든 작업은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여러 명의 머리, 손, 노력, 시간, 열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30만 명이라는 숫자가 만들어지기까지 박수를 받아 마땅한 사람들은 썸네일의 디자이너, 번역자, 편집자분들입니다. 이 과정을 계속 함께 걸어가 주시는 동료들에게 감사합니다. 진짜 멋진 일들은 무대 뒤에서 이뤄지니까요.

6.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희는 유튜브 하나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영상으로 다 담지 못한 짧은 생각들과 단편적인 통찰들을 나누고 있고, 이 블로그에서는 조금 더 길고 깊은 이야기들을 글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방식으로, 더 많은 이야기들을 여러 채널을 통해 전달해 드리려 합니다. 유튜브와 함께 인스타그램, 그리고 블로그도 함께 찾아와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

세상의 좋은 지식들을 정성껏 큐레이션 하는 '지식 편집숍'으로서, 앞으로도 묵묵히, 담백하게, 그리고 순수하게 이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앞으로도 성실하게, 꾸준히, 더 좋은 생각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30만 명이라는 숫자에 취해 물들어 올 때 노 젓기보다는, 나중에 물이 더 들어오더라도 넘치지 않게 저희의 그릇을 키우는 사람들이 되겠습니다. 머리로 너무 재지 않고, 깔끔하고 담백하게 가겠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 되고, 의미 있는 일이면요. 그냥 순수하게 하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천천히, 오래' 뵙겠습니다. 항상 잘 부탁드립니다.

비즈까페 팀을 대신하여, 주인장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