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을 2040년에 폐지한다고 한다. 너무 늦다. 그때면 세상이 다 바뀌어 있다.
  • 수능이 측정하는 건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답을 얼마나 빠르게 찾는지다. 그게 다다.
  • 수능은 새로 태어나는 세대를 효율적으로 줄 세워서 기존에 사회가 가진 자산을 물려줄 사람을 찾는 시스템이었다. 생산수단의 세대 승계. 수능은 시험이 아니라 선발 도구였다.
  • 파이가 정해져 있으면 이 시스템이 효율적이다. 성장률이 한 자릿수고, 대기업 자리가 정해져 있고, 그 안에 들어가는 게 목표인 세계. 줄 세우는 게 합리적이었다.
  • 근데 AI가 나왔다. 파이가 고정된 게 아니라 파이 자체가 폭발적으로 커질 수 있는 국면이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그 판을 키우고 있다. 한국도 경제 성장률을 한 자릿수가 아니라 몇 배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 승계의 싸움이 아니라 확장의 싸움이다. 정해진 파이를 나눠먹는 게 아니라 파이 자체를 무한정 키워야 한다. 근데 지금 교육은 여전히 나눠먹는 사람을 고르는 시스템이다.
  • AI는 문제를 푼다.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더 싸게. 인간이 그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그러면 질문이 바뀐다. 인간은 뭘 해야하나.
  • 1960년대에 이미 답이 나왔다. 칙센트미하이가 미술학도를 추적했다. 문제를 빨리 푼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오래 들여다본 사람이 살아남았다. "발견된 문제의 질이, 도달할 해답의 질을 결정한다." 60년 전 얘기다.
  • 앞으로 교육에서 가르쳐야 할 건 문제 풀기가 아니라 문제 발견이다. 문제를 찾고, AI한테 돌리고, 그렇게 만든 자산으로 더 큰 세상으로 나간다. 승계가 아니라 창조다.
  • 이런 사람이 한 명이면 스타트업이다. 열 명이면 산업이다. 사회 전체가 문제를 발견하는 사람들로 채워지면 그게 국가 경쟁력이 된다.
  • 사람의 밀도가 올라가면 모든 게 따라온다. 부동산도, 원화 가치도, 인프라도, 외국 자본도. 싱가포르가 작은 땅에서 그걸 해냈다. 인적 자본이 전부였다. 한국은 그보다 훨씬 큰 판이다.
  • 수능이 계속되는 한 그 반대가 된다. 정해진 문제만 푸는 사람을 계속 뽑으면, 정해진 파이만 나눠먹는 사회가 계속된다. 줄 세우는 게 치열해질수록 확장은 멀어진다.
  • 전환은 빠를수록 좋다. 수능 폐지는 정해진 결론이다. 어차피 할거면, 빨리 급진적으로 하는 게 좋다.
  •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 대학교 아니라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도. 없던 문제를 정의하고 깃발을 꽂는 사람을 만드는 학교로. 그게 진짜 일이다.
  • 2040년을 기다릴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