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1티어 투자받은 28살 의사 창업가
윤희상은 연세대 의대를 나온 의사다. 그런데 미국 가서는 듣보잡이 됐다고 했다. (본인 입으로)
한국에서 아무리 유명해도, 네카라쿠배당토를 다녀도, 서울대 카이스트를 말해도 미국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학교, 아무도 모르는 경력이라고.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자기는 그냥 "동양인 1"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쌓은 소셜 캐피털이 통째로 리셋되는 경험을, 그는 처절하게 했다.
보통은 이걸 비용으로 친다. 그리고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한국에서는 안락하게 살 수 있다. 의사 면허가 있고, 대표님 소리를 듣고, 적당히(아니 그 이상으로) 돈도 벌 수 있다. 그는 미국이 한국보다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음식도 한국이 맛있고 환경도 한국이 낫다고 분명히 말한다.
심지어 한국으로 돌아올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한국 VC들의 연락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 탑티어 회사 투자를 받은 팀이 워낙 적으니, 낮은 난이도로 더 큰 라운드를 받을 수도 있었다. 심지어 그에게 처음 투자한 a16z조차 물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돈을 주면 그냥 받아라, 왜 고생을 사서 하냐고. 모든 합리적인 화살표가 돌아가라고 가리키고 있었다.
그는 그 연락을 전부 받지 않았다.
여기서 그가 한 말이 오래 남았다. 이게 사실 합리적이지 않다는 걸 본인도 안다고. 쉬운 길은 찾으면 정말 많았고 자기에게 와 있던 것도 많았는데, 포기하지 않은 데는 회피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 주어진 이 모멘텀이 하늘이 준 기회인데, 비합리적이지만 한 번 더 도약해야 한다는 직감이 있었다고.
그리고 그는 미국 탑5 투자사인 GC(General Catalyst)의 투자를 받았다.
모순적으로 그는 스스로가 대단히 용기 있는 성격은 아니라고 했다. 용기가 매 순간 솟는 게 아니라, 망설이는 승부처들이 있고, 그때 비합리적으로 보이더라도 그냥 가속 페달을 한 번 더 밟는 거라고. 돌이켜보면 용기는 선형으로 오르는 게 아니라 계단식으로 올라간다고. 이 말이 위로가 됐다.
지금 그 회사는 네 명으로 6개월째 흑자를 내고 있다.
처음에는 그냥 성공한(성공할) 사람 1의 이야기 정도로 대화를 시작했다가, 끝날 시점에는 그를 응원하고 있었다. 이런 창업가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면 뜨겁다.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서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그 자체로 귀한 일임을 작업 하는 내내 느낀다. 귀한 기록을 남길 수 있어서 기쁘다. 10년 뒤, 이 영상이 성지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