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r vs Seeker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자기가 속한 곳을 멋지게 만들어 가는 사람(maker)과, 멋진 곳에 속하고 싶어 하는 사람(seeker).
표면적으로는 비슷해 보일 수 있다. 둘 다 "멋진 곳"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고, 좋은 조직과 좋은 사람들에 둘러싸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5년, 10년 단위로 길게 두고 보면 궤적이 꽤 다르게 흘러간다.
Maker는 어디에 들어가든 결국 그 조직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본인의 기준이 높기 때문이다. 그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기가 속한 곳의 문화, 프로세스, 결과물을 조금씩 바꿔나간다. 처음에는 조직이 그 사람을 어색하게 보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그 사람이 그 조직의 색깔을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seeker는 멋짐의 기준이 외부에 있다 보니, 그 기준을 좇아 계속 이동하게 된다. 더 좋은 회사, 더 좋은 동료, 더 좋은 자리. 처음에는 만족스럽지만, 신선함이 사라지면 다시 다음 멋진 곳을 찾아 떠난다.
흥미로운 건, 단기적으로는 seeker의 커리어가 더 빨라 보인다는 점이다. 더 좋은 회사로, 더 좋은 자리로 빠르게 옮겨 다니니까. 이력서 위에서는 늘 이쪽이 더 화려하다.
그런데 시간이 길어질수록 묘하게 역전된다. 결국 시장이 더 높게 평가하는 쪽은 maker다. 어느 조직에서든 무언가를 만들어낸 사람이라는 트랙 레코드가 쌓이기 때문이다. Seeker의 이력서에는 좋은 회사 이름들이 줄지어 적혀 있지만, 그 안에서 무엇을 만들었는지 물어보면 답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떠난 자리에 정작 maker가 들어가서 그곳을 한 단계 더 멋지게 만들어 버리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결국 "멋진 곳"이라는 건 어디에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만드는가의 문제인 듯하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렇지만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낼지는 어느 정도는 선택이 가능한 부분이다. 나는 분명히 전자, maker들과 평생 함께 일하고 싶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다. 결국 멋진 건 조직이 아니라, 그 조직을 멋지게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