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면서 녹음 + AI edit 받아서 쓴 글입니다. 차 많이 막히네요. FSD얼른 한국 도입됐으면. 

"내가 뭘 원하는지 나도 모른다."

• 생각해보면 모바일 서비스들 다 이 한 문장 위에 만들어진 것 같다. 사용자가 뭘 원하는지 모르니까 일단 많이 보여주자. 스크롤 내리면 끝없이 나오고, 검색하면 관련 상품도 같이 띄워주고. 지난 십몇 년의 기본 문법이 그랬다.

• 그래서 피곤한 밤에 누워서 쿠팡 한참 내리고 있게 되는 거다. 별 생각 없이 보다가 마음에 드는 게 나오면 기분 좋아지는 거. 머리 쓸 필요가 없다. 오히려 안 쓸수록 잘 굴러가는 시스템이다.

• 근데 AI는 좀 다르다.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미리 준비했어"가 안 통한다. 막연하게 던지면 답도 막연하게 나온다.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아는 사람한테 좋은 결과를 준다. 호기심 갖고, 궁금한 거 정리해서, 직접 질문해야 한다. 머리 써야 결과가 나오는 도구다.

• 그러니까 두 기술이 깔린 전제가 다른 거다. 모바일은(모바일이라고 퉁 치자) 사용자가 잘 모른다는 걸 전제로 작동하고, AI는 사용자가 명료하다는 걸 전제로 작동한다. 한쪽은 가만히 있어도 되고, 한쪽은 직접 움직여야 한다. 

• 전제가 이렇게 다르면 그 위에 올라가는 서비스 설계도 다 달라져야 한다. 유저가 생각하는, 행동하는, 결정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과거 문법 그대로 가져다 쓰면 잘 안 맞을 것 같다. 기술 철학의 문제다.

• 결국 보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안에 어떤 전제가 깔려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어떤 사용자를 상정하고 만들었는지. 

• AI 시대의 수혜자는 다른 사람일 거다.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아는 사람, 명료하게 묻는 사람, 머리 쓰는 사람. 게임의 전제가 바뀌면 이기는 사람도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