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와 Anthropic은 처음에 팔 때마다 손해보는 장사를 했다고 한다. 원가 1달러짜리를 20센트에 파는 회사였다고. 매출총이익률이 크게 마이너스였다. 상식적으로는 망하는 구조다. 그런데 두 회사가 건 베팅은 제품이 아니었다. 두 개의 곡선이었다. 추론 비용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사용자의 지불 용의는 가파르게 오른다. 이 두 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회사를 세워둔 것이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마이너스였던 마진이 상당한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현재 값'에 베팅한다. 지금 가격이 얼마인지, 지금 마진이 얼마인지. 반면 좋은 베팅은 '변화율'에 건다. 지금 비싸지만 빠르게 싸지는 것, 지금 작지만 빠르게 커지는 것. 스냅샷이 아니라 기울기를 보는 것이다. AI는 점점 현재에 대한 분석을 잘 해줄것이다. 팩트에 대한 이해는 기계가 더 빠르고 냉정하다. 그러나 어느 곡선이 교차할지, 그 교차점에 자원을 미리 옮겨둘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물론, 곡선에 베팅하는 데에는 잔인한 전제가 하나 붙는다. 곡선이 교차할 때까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OpenAI와 Anthropic이 마이너스 마진을 2년간 버틸 수 있었던 건 통찰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 적자를 태울 자본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본 없이 곡선에 거는 건 통찰이 아니라 그냥 너무 이른 것이고, 시장에서 너무 이른 것은 틀린 것과 구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곡선을 읽는 눈과, 그 곡선이 교차할 때까지 버틸 체력은 다른 능력이다. 둘 다 가진 사람만 베팅의 결과를 가져간다. 기울기는 점점 더 잘 읽히는 세상이 되겠지만, 버티는 체력은 여전히 각자가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