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팔아서 건물 사는 회사가 있다. 그것도 강남 한복판 빌딩. 침구 1위 알레르망.

• 알레르망은 알러지 방지 이불을 파는 침구 1위 업체다. 서울대 박사가 개발한 '알러지 X-커버' 특허를 사들여, 남들이 디자인, 포근함을 팔 때 '알레르기 방지'라는 기능으로 프리미엄 자리를 잡았다(2017년 이브자리, 웰크론 역전). 

• 본업은 지금도 흑자. 2025년 매출 1,236억, 영업이익 270억. 하지만, 본업은 정체 상태다. 2018년 매출 1,057억, 영업이익 249억과 비교하면 6~7년째 외형이 사실상 제자리다. 

• 침구 시장 자체가 포화됐고, 매트리스(스핑크스), 영유아로 다각화를 시도하지만 레드오션이다. 잘 벌지만 더 크지는 않는 회사다.

• 남는 현금으로 반도체 주식을 샀고, 그게 터졌다. 2024년 삼성전자에 33억(주당 10.88만), SK하이닉스에 100억(주당 58.78만), 합쳐서 133억을 묻었다. 반도체 업황 반등으로 2026년 5월 기준 평가액이 삼성전자 약 90억, 하이닉스 약 384억, 합산 약 475억으로 불었다. 133억이 475억이 됐다.

• '배보다 배꼽'이 크다. 주식 평가이익 약 340억이, 이불로 일 년 내내 번 영업이익 270억을 넘어섰다. 본업이 일 년 동안 번 돈을 주식이 추월한 것이다.

• 주식만이 아니다. 강남 빌딩도 사들였다. 2024년 테헤란로 T412 빌딩(옛 삼성생명 대치2빌딩, 지하 6층~지상 19층, 연면적 2.6만㎡)을 3,277억에 인수해 사옥으로 쓰고, 최근 역삼동 여삼빌딩을 1,850억에 추가 매입했다(연 임대수익 60억 기대). 

• 1년 영업이익 270억짜리 회사가 부동산에만 5,000억 넘게 집행했다.

• 베팅은 한 사람의 결단. 알레르망(2000년 ㈜이덕상사로 설립, 업력 26년차, 직원 약 130명)은 김종운 회장 약 60% + 아내 인현숙 등 특수관계자 약 40%, 즉 일가 합산 100% 비상장 가족회사다. 주주가 일가뿐이라 주주총회도 외부 견제도 없다. 

• 김 회장이 창업 이래 등기이사를 쥐고 수천억 빌딩 매입과 대형 주식 베팅을 단독으로 신속하게 집행해왔다. T412는 "강남에 빌딩을 갖고 싶다는 회장 숙원"으로 보도됐다. 

• 시장은 그를 제조업 경영자보다 자산운용가로 본다. '침구 가면을 쓴 패밀리 오피스'에 가깝다. VC로 간판을 바꾼 게 아니라, 본업의 현금흐름을 토대로 부동산 임대업과 가치투자를 병행하는 자산가 기업으로 굳어지는 중이다. 구조로는 운영회사가 투자지주로 옮겨간 가족판 미니 버크셔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