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까페라는 이름으로 2017년부터 했습니다.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10년 가까이 되어가네요. "10년이나 됐어?" 하는 질문을 받으면 저도 가끔 놀랍니다. 네, 그렇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미국 생활을 했는데요. 아이폰이 나왔을 즈음이었습니다. 아이폰 전에 '아이팟 터치'라는 게 있었거든요. (아이폰 3GS랑 엄청 비슷하게 생겼던) 그게 와이파이가 됐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았는데, 그걸 조금 빨리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에 미국에서 PC 버전 싸이월드로 한국 친구들이랑 소통하고, 미국 친구들이랑은 마이스페이스(지금은 사라졌지만), 페이스북으로 소셜네트워크를 했습니다. 그때는 놀랍게도 마이스페이스가 페이스북보다 훨씬 잘나가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남들보다 빨리하고 한국에 돌아오니, 실리콘밸리 관련 문화들이 한국에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교 때 "하루에 하나 정도씩 기사 번역을 해보자" 싶었죠. 매일 2~3시간씩 기사를 번역했습니다. 테크크런치나 와이콤비네이터(YC) 같은 곳들의 글을 번역했고, 당시에 샘 알트먼이 YC 대표일 때 인터뷰도 막 찾아서 한국에 퍼 나르고 그랬습니다. 그때는 한국에서 YC라는 이름 자체를 들어본 사람도 소수였습니다. 한국어로 된 정보 자체가 없었으니까요. GPT도 없던 시절이니 누가 굳이 번역을 하겠습니까.
GPT가 나온 이후에는 이제 너무 쉬워졌습니다. 정보를 나누는 사람도 훨씬 많아졌고요. 하루이틀만 지나면 비슷한 정보들이 온 미디어에 다 퍼집니다. 예전에는 이런 정보를 가져와서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매우 컸다고 느끼는데, 지금은 그 자체로 의미는 있을지언정 과거만큼 가치를 만들어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가치를 더하는 방법은
1. 매우 빠르게 번역하거나
2. 번역을 하되 관점을 갖고 재해석하거나
3. 남들이 아직 저평가하는 정보들을 미리 발굴해서 전달하거나
이 세 가지 중 하나겠지요.
1번은 저희 영역이 아닌 듯하고, 요즘은 2번과 3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보가 넘쳐날수록 귀해지는 것은 '어떤 관점에서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느냐'에 대한 판단의 영역이니까요.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돌아보면서 참 시간이 많이 흘렀고, 또 바뀐 것들도 많지만, 동시에 여전히 기회도 많고 결코 바뀌지 않을 것들도 존재한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함께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참 기쁩니다. 최근에 오프라인 밋업을 했는데, 초창기부터 오래 지켜봐 주신 분들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뵈니 그게 주는 기쁨이 또 남다르더라고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인연이라는 걸 믿는데, 이런 게 진짜 인연 아닐까 싶습니다.
정보를 나누는 것은 하나의 인프라라고 생각합니다.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 내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어 겸손해지고, 그 안에서 또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싹트게 되니까요. 그런 역할을 한다고 믿기에 10년 가까이 그냥 습관처럼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같이하는 동료들도 생겨서 훨씬 더 재밌게 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관점과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기계적인 정보 전달을 넘어서 의미 있는 관점과 가치를 전달하고, 남들이 아직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일. 시간이 지나 그 가치가 재평가받았을 때 아비트라지(Arbitrage)가 생기는 것이니, 이게 바로 콘텐츠 영역에서의 진정한 가치투자겠지요.
주말에 혼자 커피 마시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앞으로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 하는 생각들을 단상처럼 가볍게 나눠봅니다. 그냥 혼자 떠드는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시는 느낌으로 썼습니다. 끝까지 부담 없이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다들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더 잘 해보겠습니다.
댓글이라도 편하게 하나씩 달아주세요. 화면 너머 어디서 누가 읽고 계신지 잘 모르거든요. (종종 벽을 보고 대화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계시겠지요? 조회수 숫자는 계속 올라가는데 사람 얼굴은 보이지 않는 게 온라인의 아쉬움이지만, 누군가 그 자리에 분명히 계신다고 상상하며 글을 씁니다.
행복하세요.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