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돈 버는 귀신들이다. PE/VC들이 인공지능 회사들이랑 손 합쳐서 AI Roll-up 엄청 하고 있다. 새로운 밸류업 플레이북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1. 전통 PE는 플레이북이 정해져 있었다. LBO 걸고, 재무 모델 돌리고, 비용 커팅하고, 3~5년 안에 엑싯한다. 볼트온 몇 개 붙인다. 타깃 스크리닝부터 엑싯까지 단계별 플레이북이 정해져 있었다. 누가 뛰어도 비슷한 게임이었고, 차이는 실행 속도와 디테일, 혹은 쏘싱에서 났다.

2. AI Roll-up은 아무나 못한다. 아무나 못한다. 먼저 AI 네이티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 전통 서비스 회사를 사들인다. 노동집약 업무의 30~70%를 자동화로 갈아치운다. 저마진 서비스 회사가 고마진 확장 자산으로 둔갑한다. 시간축도 다르다. 엑싯하지 않는다. 3~5년 안에 팔고 빠지는 게임이 아니라, 장기 컴파운딩이 목표다.

3. 제너럴 카탈리스트가 잘하고 있다. 이 전략을 가장 명확하게 언어화한 곳이 제너럴 카탈리스트(GC)다. AUM 400억 달러(약 56조 원), 글로벌 톱3 VC다. 그 안에 15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AI 롤업 전용 엔진을 따로 만들었다. AI 네이티브 회사 하나 인큐베이션에 1억~1억5천만 달러(약 1,400억~2,100억 원)를 투입한다. GC는 이렇게 정의한다. "전통 LBO와 달리, 목적에 맞춰 만든 AI로 새로운 운영 역량을 깔고, 탑라인 자체를 키우면서 인수로 플랫폼을 확장하는 모델." 벤처 크리에이션, 운영 변환, 그리고 원래 PE의 영역. 그 셋이 만나는 정확한 교집합이다.

4. 숫자가 따라오고 있다. 포트폴리오 회사들이 이미 결과를 내고 있다.

  • Long Lake (HOA) — 6.7억 달러(약 9,400억 원) 조달, 2년 안에 EBITDA 1억 달러 도달. 18개 사업 인수, AI 도구로 생산성 25~30% 향상, 신규 고객 파이프라인 10배.
  • Crescendo (콜센터) — 밸류 5억 달러(약 7,000억 원). 전통 콜센터 대비 마진 4배. 고객 인터랙션의 80%+ 자동화. PartnerHero 인수 후 매출총이익률 60~65%.
  • Eudia (법률) — 약 1조 달러 규모 글로벌 법률 시장 타깃. Johnson Hana 인수로 300명+ 법률 전문가 확보. 계약·컴플라이언스·M&A DD 자동화.
  • Crete Professionals (회계, 스라이브 백업) — 30개+ 펌, 연 매출 3억 달러+. Accounting Today 선정 2025년 가장 빠르게 성장한 회계법인.
  • Dwelly (영국 부동산 관리) — 6개 에이전시 인수. 기술이 완전히 적용된 에이전시는 EBITDA 마진 2배, 수리 대기시간 40% 단축.
  • 콜센터, 법률, 회계, 부동산 관리. 전통적으로 마진 한 자릿수에 갇혀 있던 분절 산업들이다. AI 네이티브 OS를 깔자 마진이 두 배, 네 배로 뛴다.

5. 다른 곳들도 따라온다. 라이트스피드, 스라이브 캐피털, 8VC가 전부 같은 전략에 더블다운했다. 회계, IT 서비스, 보험, 법률. 공통점은 분절돼 있고, 노동집약적이고, AI로 재구축 가능하다는 것. 스라이브는 아예 Thrive Holdings라는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 규모의 전용 비히클까지 따로 차렸다. 본펀드와 별도로, 이 모델만을 위한 자본을 따로 모은 셈이다. 변종도 있다. 8VC가 시드한 Sequence Holdings는 한 발 더 나갔다. "AI로 효율화 가능"이라는 공통점 하나만 있으면 산업이 뭐든 상관없다. 무관한 섹터 여러 개를 동시에 사들이는 크로스섹터 플레이.

6. Rule of 40이 무너진다. SaaS 업계의 "Rule of 40"은 성장률과 수익성의 합이 40을 넘어야 한다는 룰이었다. 성장과 수익성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인정하는 게임이었다. AI 롤업은 이 트레이드오프 자체를 없앤다. GC는 자기네 Long Lake가 "Rule of 60"을 향해 간다고 주장한다.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말이다.

7. 같은 1달러여도, 멀티플이 높다. AI 롤업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마진이 좋다는 것 자체가 아니다. 그 마진 1달러를 자본 시장이 얼마짜리로 쳐주느냐가 자릿수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EBITDA를 1달러 늘렸을 때, 회사 가치는 그 위에 멀티플이 얹혀 매겨진다. 같은 1달러 개선이라도 사업 모델에 따라 시장이 매기는 값이 이렇게 갈린다.

  • AI 네이티브 OS 모델 : 1달러당 8~10달러
  • 부분 변환 모델 : 1달러당 1.5~3달러
  • 가벼운 자동화 모델 : 1달러당 0.3~0.8달러
  • 전통 컨설팅 : 1달러당 0.1~0.3달러

같은 1달러를 벌어도, AI 네이티브 OS 회사는 8~10달러로 쳐주고, 전통 컨설팅은 0.1~0.3달러밖에 안 된다. 30~100배 차이다. 제대로 세팅하면 미래 멀티플 다 끌어와서 가격으로 돌려준다는 이야기. 이걸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자본은 멍청하지 않다. 같은 노력으로 100배 더 큰 가치를 만드는 곳이 보이면, 그쪽으로 흐른다. 그래서 자본은 모델 A로 몰리고, 전통 컨설팅 모델은 자본 조달 자체가 막혀 사라진다. AI 롤업은 "마진이 좋은 게임"이 아니다. 마진 1달러를 시장이 몇 배로 쳐주느냐, 그 배수 자체가 자릿수가 다른 게임이다. 마진을 두 배로 키우는 것보다, 마진 1달러의 가격표 자체가 100배 비싸지는 게 훨씬 더 큰 일이다.

8. Anthropic × Blackstone × H&F × Goldman Sachs 직접 신설법인 만든다.

  • 2026년 5월 4일. (어제) Anthropic이 Blackstone, Hellman & Friedman, Goldman Sachs와 합작 법인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 총 약정자본 15억 달러(약 2조 원). 신설 독립법인. Anthropic의 Claude를 PE 포트폴리오 기업에 직접 임베드. 어드바이저리와 구현을 동시에 수행한다.
  • Palantir의 forward-deployed engineer(FDE) 모델을 그대로 차용. Anthropic 엔지니어 리소스를 신설법인 팀 안에 직접 박는다.
  • 초기 타깃은 참여 PE의 자체 포트폴리오 기업. 이후 PE 소유 미드마켓 — 헬스케어, 제조, 금융서비스, 리테일, 부동산으로 확장.

9. 같은 날, OpenAI도 — "The Deployment Company" (어제), 몇 시간 차이로 OpenAI가 비슷한 구조의 합작 법인을 공개했다.

  • 19개 기관에서 40억 달러+ 조달. 자본 유입 전 밸류 100억 달러. OpenAI가 다수 지분과 경영권 보유.
  • Anthropic 발표와 같은 날 공개. 두 JV 간 투자자 중복 없음.
  • 투자자 : TPG, Brookfield, Advent, Bain Capital, Dragoneer, SoftBank, 그리고 컨설팅 펌 다수.
  • OpenAI 자체 출자 : 선납 5억 달러 + 최대 15억 달러 옵션. PE 투자자에 17.5% 보장 연수익률, OpenAI는 super-voting shares를 가져간다 (FT 보도).

전략 논리는 양쪽 다 똑같다. 대체자산운용사의 자금 + 그들의 포트폴리오 기업을 우선 판매 채널로 + FDE 모델로 엔지니어 집중 투입. GC가 하고있는 것. AI 네이티브 회사를 만들어 전통 산업 밸류업 한다는 것. 더 큰 회사에서 하는거다. 차이는 자본 규모다. GC의 AI 롤업 엔진이 15억 달러였는데, Anthropic JV가 단독으로 15억 달러, OpenAI JV가 40억 달러+다. 게임의 자본 규모 자체가 한 자릿수 점프했다.

10. 결론

같은 날 두 발표가 떨어진 건 우연이 아닌 것 같다. AI 랩들이 본인 모델을 가장 빠르게, 가장 많이 배포할 채널이 무엇인지에 대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뜻으로 보인다. 당연히 경제성도 가장 좋고. 답은 PE 포트폴리오다.

이러한 배경으로 미국에서 플레이북이 새로 써지고 있다. 기술 진영과 자본 진영이 손을 다 합치고 있다. PE, VC, AI 랩, 메가 기관 자본이 전부 여기에 들어와 있다.

논리는 단순하다. 다른 회사의 AX를 외부에서 해주는 일은 마진도 낮고, 시장이 매기는 멀티플도 낮다. 본인이 AX할 능력이 있으면, 차라리 회사를 직접 사서 변환하고 컴파운딩한다. 같은 EBITDA 1달러를 만들어도 자본 시장이 매기는 값이 자릿수가 다르다.

기술 자체가 모든 걸 바꾸지는 않는다. 모델만으로는 회사가 안 바뀐다. 결국 사람이 기술을 들고 들어가서 운영을 갈아엎어야 한다. 그래서 GC도, 스라이브도, Anthropic도, OpenAI도 외주를 주지 않고 본인이 직접 한다. 기술과 경영이 동시에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곳은 기술을 만든 쪽도, 기술을 사다 쓰는 쪽도 아니다. 기술을 가장 먼저 들고 들어가 회사 자체를 다시 짓는 쪽이다. 의지를 가지고 먼저 움직인 곳이 가져간다. 한국도 곧 따라갈 것 같다.


이 주제로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투자사, 펀드 있으시면 business@bzcf.io 로 이메일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플레이북이 새로 짜지는 시점이라 생각하여 많은 분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