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갑에 이거 맨날 넣고 다닌다. Plaud. 대화 하기 전에 버튼 하나 누른다. 대화 끝나면 버튼 다시 누른다. 녹음 끝나고, 집에 갈 때쯤이면 했던 대화들 정리가 끝나있다.

원문 그대로 클로드에 넣고 요약 정리해달라고 한다. 관련해서 내용 불렛포인트로 정리해달라고 요청할 때도 있다. 글 하나가 뚝딱 나온다.

  1. AI한테 뭘 먹여주느냐가 전부다.

요즘 글 쓰는 게 빨라졌다. 많아졌다. 깊이도, 양도. 바뀐 건 별 거 없다. 더 많은 자료를 더 맥락에 맞게 계속 넣고 돌린다. 그게 다다.

같은 인공지능 모델을 써도 결과가 다른 이유가 여기 있다. 한 줄 던지고 한 줄 받는 사람과, 자기 회의록, 메모, 관련 자료를 묶어서 넣는 사람의 결과물은 완전히 다르다. 모델이 똑똑해서가 아니라, 넣어준 자료가 달라서다.

이게 글쓰기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거래처에 메일 한 통 쓸 때, 아이 진로 상담 받을 때, 부모님 모시고 병원 다녀와서 정리할 때, 면접 준비할 때, 여행 동선 짤 때까지. 결국 "내 맥락"을 얼마나 정확히 잘라서 AI 앞에 놓느냐가 답의 질을 정한다. 한 줄짜리 질문은 한 줄짜리 답을 받는다.

  1. 지능의 정의

지능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시대마다 "똑똑하다"는 말의 뜻이 달랐다. 옛날에는 많이 외우는 게 지능이었다. 한참 동안 학교는 그 능력만 측정했다. 그러다 시험에 사고력 문제가 늘면서 빨리 분석하는 게 지능이 됐다. 인터넷이 깔리니까 잘 검색하는 게 지능이 됐다. 지금은 또 옮겨가는 중이다. 자기 맥락을 잘 정리해서 AI 옆에 놓을 수 있느냐. 이게 새로운 지능이다.

연산은 컴퓨터가 다 한다. 평균 수준의 분석도 점점 컴퓨터가 한다. 사람이 끝까지 들고 있어야 할 건 결국 자기 맥락이다.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자료를 어떤 순서로 묶을지, 어떤 사례를 같이 붙일지 판단하는 일. 머리 회전이 아니라, 자기 자료를 다룰 줄 아는 능력이다.

그러니까 좋은 자료를 손에 쥐고 있는 것 자체가 출발선이 된다. 자료가 흩어져 있거나 새고 있으면,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시작점에서 진다.

  1. 내 맥락의 절반을 놓치고 있다.

컴퓨터로 한 일은 그래도 알아서 모이는 편이다. 노션, 슬랙, 이메일, 일정, 구글 드라이브. 어디서 작업해도 한 곳에 쌓인다. AI한테 물어보면 그것까지 다 엮어서 답을 준다.

문제는 컴퓨터 밖이다. 카페에서 나눈 대화. 운전하다 떠오른 아이디어. 회의실에서 같이 정리한 결정. 통화에서 약속한 것들. 친구가 추천해준 책 제목. 부모님이 지나가듯 한 부탁. 어디에도 안 남는다. 머리로 기억하거나, 메모장 한 줄로 남거나, 그냥 사라진다. 다시 글로 옮기려면 회의록 정리하고, 통화 내용 적고, 떠오른 아이디어 메모하고… 시간이랑 기운이 거기서 다 빠진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람이 하루 동안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자료들은 거의 다 입에서 나온다. 글로 쓴 건 차분히 정리된 결과물이지만, 진짜 생각은 누군가랑 말하면서 생긴다. 그게 다 휘발된다.

  1. 그래서 Plaud 샀다.

(그냥 사고 싶어서 앞의 이유들을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녹음만 되는 줄 알았다. 써보니 다른 도구였다. 녹음하면 자동으로 글로 풀어주고, 요약해주고, 검색도 되고, 다른 앱으로 보낼 수도 있다. 입으로 한 말이 "AI가 알아볼 수 있는 자료"로 바뀐다. 녹음기라기보다는, 흩어진 걸 모아주는 도구에 가깝다는게 지금 내 정의.

  1. 요즘 내 하루.
  • 오전 미팅 30분. 시작할 때 한 번, 끝날 때 한 번. 5분 뒤에 요약, 해야 할 일, 정해진 것들이 다 정리되어 나온다.
  • 점심에 다른 회사 대표님이랑 밥 먹고 커피. 별 신경 안 쓰고 대화만 집중. 끝나고 보면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다.
  • 오후에 통화 한 시간. 자동으로 글로 풀린다. 끝나자마자 한국어 요약본을 팀 슬랙에 던진다.
  • 저녁에 운동 끝나고 떠오른 아이디어. 한 번 누르고 1분 혼잣말. 알아서 메모로 정리되어 있다.

이렇게 하루에 4~5개씩 자료가 쌓인다. 다음 날 그걸 다 모아서 클로드한테 넘긴다. 일주일치 묶어서 "여기서 얻을 만한 게 뭐냐"고 물어본다. 한 달치 정리해서 "내가 어떤 식으로 일하고 있냐"고 물어본다. 분기마다 누구를 제일 많이 만났고, 무슨 얘기를 나눴고, 거기서 뭘 결정했는지 본다. 해보니 이게 꽤 재밌다.

  1. (다시 한 번) 지능의 정의가 바뀌었다.

옛날에는 많이 아는 사람이 이겼다. 그 다음엔 빨리 분석하는 사람이, 그 다음엔 잘 검색하는 사람이 이겼다. 시대마다 이기는 사람의 조건이 한 번씩 바뀌었다. 지금은 자기 맥락을 잘 정리해서 AI 옆에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이긴다. 자기 자료를 한 곳에 모아두는 일이 그 출발선이다.

비싼 도구도 아니고 거창한 습관도 아니다. 버튼 두 번 누르는 게 전부다. 그런데 한 달, 두 달 지나면 손에 쥔 자료가 꽤 두툼해진다. 그 위에서 AI를 돌리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온다.

지능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머리 좋은 사람이 이기는 시대가 아니라, 자기 맥락을 잘 챙긴 사람이 이기는 시대다. 한 번 이렇게 살아보면, 안 모으던 시절로는 못 돌아간다.

어쩌면 OpenAI가 개발한다는 하드웨어도 결국 같은 방향일 것 같다. 화면 밖 데이터를 어떻게 더 잘 모으느냐. 화면 안은 이미 다 모이고 있고, 모델은 계속 좋아진다. 큰 회사들이 다음 판을 거기서 보고 있다. 남은 땅은 화면 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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