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머스크 급 창업자 : Patrick Collison
Patrick Collison.
- 1988년생. 아일랜드 시골 마을 Dromineer 출신. 16살에 직접 만든 AI 프로그래밍 언어 'Croma'로 아일랜드 최연소 과학자상. MIT 입학 후 22살에 중퇴. 동생이랑 Stripe 창업. 28살에 자수성가 최연소 빌리어네어. 현재 37세.
- Stripe는 지금 비상장 핀테크 중 세계 1위. 기업가치 약 220조원 ($159B). 본인 순자산 약 14조원. 2025년 4월에 메타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그의 한 줄 고민 : "인류 진보가 1970년대 이후 둔화됐다. 풀 수 있다."
결제 → Stripe
- 한국 사람이라면 다 기억한다. 2010년대 초반에 인터넷 쇼핑하려면 어땠는지. 공인인증서 깔고, ActiveX 깔고,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깔고, 카드 비밀번호 앞 두 자리 누르고, 휴대폰 인증하고, 결제 한 번 하는데 5분이 걸렸다. 외국 사이트에서 한국 카드는 아예 안 먹혔다.
- 미국도 비슷했다. 스타트업이 인터넷에서 돈을 받으려면 며칠 걸리는 서류 작업과 변호사가 필요했다. 콜리슨 형제는 이게 문제라고 봤다. 너무 복잡하니까 새로운 회사들이 시작하기도 전에 지친다는 것.
- 그래서 만든 게 Stripe다. 개발자가 몇 줄 코드만 붙이면 끝나는 결제 시스템. 토스가 송금 한 번 하는데 공인인증서 없애버린 그 충격을 떠올리면 된다. 토스는 일반 사람들이 송금할 때 편하게 만들었고, Stripe는 회사들이 돈 받을 때 편하게 만든 것이다.
-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결과가 어마어마했다. 회사 만드는 사람들이 결제 고민 안 하고 제품만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러니까 더 많은 회사가 생겼다.
- 지금 Stripe는 2025년 한 해 거래액 1.9조 달러를 처리한다. 약 2,800조원. 한국 1년 GDP보다 크다. 포춘 100대 기업 중 절반이 쓴다. ChatGPT 만든 OpenAI도, Claude 만든 Anthropic도 결제는 다 Stripe를 통한다. 2025년 한 해에만 새로 생긴 AI 회사 700곳이 Stripe로 결제 시스템 깔고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 자체 → Stripe Atlas
- Stripe로 결제는 풀었다. 그런데 그가 보기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회사를 만드는 일 자체가 어려웠다.
- 서울에서 글로벌 SaaS를 만들고 싶은 청년이 있다고 하자. 미국 법인을 세워야 한다. 변호사 수임료에 수개월. 미국 은행 계좌. 주주 구조 설정. 세금 신고. 시작하기도 전에 지친다.
- Stripe Atlas는 이 모든 걸 며칠 안에 끝낸다. 델라웨어 법인부터 미국 은행계좌, 주주 명부까지. 140개국에서 수만 개 회사가 이걸로 시작했다. "창업가가 더 많아지면 인류가 더 빨리 발전한다" 는 명제의 직접적인 실행이다.
기후 → Frontier
- 탄소를 공기 중에서 직접 빼내는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문제는 가격이다. 너무 비싸다. 비싼 이유는 시장이 작아서고, 시장이 작은 이유는 사주는 사람이 없어서다. 사주는 사람이 없으니 투자가 안 들어오고, 투자가 안 들어오니 기술이 발전 안 한다. 닭과 달걀.
- 콜리슨은 다른 방식을 시도했다. 2022년 Alphabet, Meta, Shopify, McKinsey와 함께 Frontier를 만들었다. 핵심은 단순하다. "우리가 미래의 탄소 제거 톤을 미리 사주겠다고 약속한다. 너희는 기술을 개발해라."
-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2007년에 개발도상국용 폐렴구균 백신을 개발시킬 때 썼던 'Advance Market Commitment'를 기후 분야에 그대로 적용한 것. 시장이 없으면 시장을 만든다.
- 지금 Frontier는 10억 달러 규모로 운영된다. 40개국 15,000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Charm Industrial과 첫 대형 계약 5,300만 달러를 체결했고, 직접공기포집, 해양 알칼리 강화, 바이오에너지 탄소 포집 등 수십 개 기술군에 걸쳐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탄소 제거 산업 자체가 이 약속에서 형성되고 있다.
주택 공급 → California YIMBY
-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1 bedroom 월세는 약 600만원이다. 실리콘밸리에 인재가 모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콜리슨이 진단한 원인은 명확했다. 안 지어서 그렇다. 왜 안 짓냐면 동네 주민들이 시청에 가서 반대해서 그렇다. 왜 그게 통하냐면 캘리포니아 토지법이 그렇게 생겨서 그렇다.
- 2018년 그는 Stripe 차원에서 California YIMBY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YIMBY는 'Yes In My BackYard' — "내 뒷마당에 지어도 됨" 이라는 뜻이다. 더 많은 주택을 더 빨리 짓도록 캘리포니아 토지법을 바꾸는 정책 로비 단체다.
- 이후 SB 9, SB 35 등 주택 공급 법안들이 캘리포니아에서 통과됐다. 더 큰 의의는 "주택 공급 = 모든 진보의 기초" 라는 새로운 정치 프레임이 만들어졌다.
- 영국에서 시작된 'The Housing Theory of Everything'이라는 글이 그 정수인데, 집값이 비싸면 아이를 못 낳고, 인재가 못 모이고, 불평등이 심해지고, 기후 대책도 어려워진다. 거의 모든 사회 문제의 뿌리에 주택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있다.
사상 → Stripe Press / Progress Studies
- 그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 "왜 사람들은 인류 진보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지?"
- '진보학' 학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학은 성장을 다루지만, 기술 진보가 어떤 조건에서 가속되고 어떤 조건에서 둔화되는지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분야가 없다.
- 2019년 그는 경제학자 타일러 코웬과 함께 "We Need a New Science of Progress" 라는 글을 공동 기고했다. Progress Studies (진보학)라는 학문 분야를 만들자는 제안이었다.
- 이 한 편의 글에서 운동 전체가 시작됐다. Roots of Progress, Institute for Progress, Works in Progress 매거진까지. Stripe Press를 설립해서 진보 관련 책들을 직접 출판하기 시작했다 (The Dream Machine, Where Is My Flying Car? 등). 학계가 안 다루는 영역을 통째로 만들었다.
과학 펀딩 속도 → Fast Grants
- 2020년 3월. 코로나가 터졌다. 미국 NIH 연구비 신청은 평균 1년 걸렸다. 사람들이 죽고 있는데 시스템이 굴러가지 않았다.
- 타일러 코웬과 5분 통화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냥 우리가 하자." 신청서 작성 30분. 결정 48시간. 송금 며칠. Fast Grants가 그렇게 출범했다. 일반 NIH 프로세스 대비 약 100배 빠른 속도였다.
- 5,000만 달러 규모로 268명의 과학자에게 자금을 보냈다. 머스크, 잭 도시, 폴 그레이엄, 리드 호프만 같은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후원자로 참여했다.
- "NIH가 1년 걸리는 일을 우리는 며칠 만에 할 수 있다" 는 것을 증명해냈다. 수혜자의 78%가 "Fast Grants가 없었다면 이 연구를 하지 못했을 것" 이라고 답했다. 미국 과학 펀딩 시스템 전체에 대한 고발장이기도 했다.
생명과학 연구 구조 → Arc Institute
- Fast Grants에서 배운 게 있었다. 일시적 비상 펀딩이 아니라, 연구소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
- 미국 생명과학자들은 연구 시간의 40%를 보조금 신청에 쓴다. 알츠하이머, 암, 노화 메커니즘 같은 진짜 큰 문제는 8년 걸리는데, NIH는 2년 단위로 평가하고 매번 "성과 증명"을 요구한다. 과학자들이 야심찬 장기 연구를 못 하는 구조.
- 2021년 콜리슨은 UC 버클리 패트릭 슈, 스탠포드 실바나 코너만과 함께 Arc Institute를 공동 설립했다. 핵심 모델은 단순하다. 연구자에게 8년간 무조건적 자금을 보장한다. 보조금 신청 안 해도 된다. 연구만 해라. Stanford, UC Berkeley, UCSF와 파트너십.
- 2025년 Arc는 TED의 Audacious Project로부터 10억 달러 규모 코호트에 선정됐다. 대표 프로젝트는 Virtual Cell Initiative - AI로 세포의 행동을 시뮬레이션하는 모델을 만드는 일이다. 첫 챌린지에 114개국 5,000명이 참가했다. 신약 개발 기간이 평균 10년인데, 이게 성공하면 그 시간을 본질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머스크는 화성 가고 자동차 만들고 뇌에 칩 박는다. 콜리슨은 다른 종류의 문제 풀고 있다. 다른 방식으로. 그는 세상이 왜 이렇게 느리게 굴러가는지에 대한 공학적 답을 찾고 있다.
참고로, 그는 아직 37살이다.